돼지고기는 덜 익혀서 먹으면 안 될까?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육식을 즐길 겁니다. 보통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을 텐데, 소고기는 가격이 비싼 편이라 돼지고기를 많이 먹습니다. 근데 소고기를 먹을 때면 "소고기는 핏물만 빠지면 먹어도 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마치 정설처럼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보편적인 인식입니다.


샤부샤부

(샤부샤부)



 그래서 샤부샤부라고 얇게 썬 소고기를 팔팔 끓는 물에 살짝 익혀서 소스와 함께 찍어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또한, 육회라고 소의 살코기 등을 잘게 썰어 양념해서 로 먹는 음식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고기를 익혀서 먹는 이유는 기생충으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샤부샤부


 근데 소고기는 왜 날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걸까요? 이와는 달리 돼지고기는 잘 익혀 먹어야 한다고 하니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하는데, 1950년에서 1970년대의 대한민국은 의료와 위생 수준이 많이 열약했습니다그래서 그 시절에는 대변 검사라고, 자신의 대변을 봉지에 담아 학교에 제출해서 회충 유무를 검사받기도 했습니다.


채변봉투

(채변봉투)



 이런 생활은 산업화 이후 많이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아직도 기생충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서 나온 1950~1970년대 서민들의 삶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 등을 키우는 게 일반적이었고소는 주로 농사나 건축 등에서 동력원으로 활용했습니다. 당연히 소는 집의 큰 자산이었고귀중했습니다이런 소를 잡아먹는 일은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여겼고, 이런 인식이 소 요리를 고급 음식으로 대접받도록 했습니다.


소


 근데 소에는 무구조충(무갈고리촌충)이라는 기생충이 있습니다.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고, 감염되면 소화장애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돼지에는 유구조충(갈고리촌충)과 톡소포자충 등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분명 소나 돼지고기를 날로 먹으면 위험했습니다. 근데 왜 소고기는 덜 익혀 먹어도 괜찮고, 돼지고기는 덜 익혀서 먹으면 안 된다는 걸까요? 


 소의 무구조충은 65℃ 이상의 온도에서 쉽게 사멸하고, 돼지고기의 유구조충은 77℃ 이상의 온도에서 사멸합니다. 그러니까 돼지고기의 기생충을 사멸하기 위해서는 소고기보다 잘 익혀야 했고, 이런 이유에서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 먹으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기생충 감염


 근데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옛날에 가축에게서 기생충이 생겼던 이유는 인간의 영향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먹을 게 없어서 돼지에게 사료를 주기 어려웠고, 인변(인간의 똥)을 먹이로 줬습니다. 이외에도 하수구의 물을 그냥 마시도록 하게끔 하는 등 위생상의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축들이 기생충에 쉽게 감염됐고, 감염된 돼지를 인간이 먹으면 기생충의 유충이 몸 안으로 들어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소중한 돼지


 요즘 시중에 나오는 대부분 육류는 기업목장 형식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전문 사육을 하므로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매우 낮습니다. 정확히 1980년대부터 100% 사료화로 바뀌면서 기생충 위험이 사실상 없어졌습니다실제 조사에 따르면 1989년 이후 돼지의 낭미충 감염사례는 전혀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회충약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습니다.(다만소간은 개회충 유충이 있을 수 있어서 날로 먹으면 위험)


고기 덜 익혀서


 즉,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덜 익혀 먹어도 크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실제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돼지고기로 만든 스테이크의 익힘 정도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인식이 남아 있어서 많은 사람이 꺼립니다.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대장균이나 일반 병원성 세균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날로 먹기보다 익혀 먹는 게 확실히 안전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은 어디까지나 잘 보관한 소와 돼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므로 불안하다 싶으면 잘 익혀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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