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는 왜 뇌진탕에 걸리지 않을까?


 딱따구리는 새의 한 종류로 부리를 이용해 나무를 쪼는 거로 유명합니다. 나무를 쪼는 이유는 둥지를 만들기 위함이거나 먹이를 찾기 위함인데, 이런 특징 덕분에 실제 딱따구리를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딱따구리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근데 부리를 이용해서 나무를 쪼면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질 텐데, 딱따구리의 뇌는 괜찮은 걸까요?


(딱따구리 나무 쪼는 영상)



 사람의 경우 머리에 충격을 받으면 뇌진탕 증상을 보입니다. 물론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딱따구리에 똑같이 적용할 수 없겠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딱따구리 쪼기

(느리게 재생해보면...ⓒgiphy)


 딱따구리는 초당 10~20, 시속 21~25km로 나무를 쪼므로 큰 충격이 발생합니다. 그 충격이 무려 중력가속도의 1,000배라고 하는데, 괜찮다는 것은 충격을 완화하는 어떠한 장치가 있다는 겁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이 비밀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연구 자료들이 있고, 최근에도 재밌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딱따구리에 관해서 한 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딱따구리


 1976딱따구리의 두개골을 해부하고,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딱따구리의 두개골 앞부분은 해면구조(기공층)로 되어 있어서 탄성이 있고, 머리 전체를 둘러싼 설골층 덕분에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당 논문에 따른 주장이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2011년 중국 베이항 대학의 연구팀에서는 초고속 촬영과 엑스선 촬영, 컴퓨터 모델링 등을 활용해 명확한 이유를 밝히고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위·아래 부리 길이의 차이도 충격 완화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딱따구리의 부리를 봤을 때 외관상으로는 윗부리가 아랫부리보다 약 1.6mm 길어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충격을 받는 단단한 뼈 구조는 아랫부리가 윗부리보다 약 1.2mm 길었다고 합니다.


(충격의 전달 과정)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부리 길이를 조절해가며 부리 길이가 다를 때 충격의 세기를 계산해봤고, 실질적으로 충격을 받는 아랫부리의 뼈 구조가 윗부리보다 길었을 때 충격의 세기가 최대 18배까지 약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두개골 앞부분의 해면구조와 설골층 등과 함께 뇌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데 20183월 미국 보스턴 의과 대학교 연구팀에서 딱따구리도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사람이 뇌에 손상을 입었을 때 타우(Tau) 단백질을 대뇌에 축적하는데, 딱따구리의 대뇌에서도 이 물질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딱따구리 뇌진탕


 그리고 딱따구리 종 중에서 나무를 쪼지 않는 종에서는 타우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딱따구리도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딱따구리가 부리를 통해 가해지는 충격이 아니라 유리창 등에 부딪힘으로써 머리에 직접 가해지는 충격을 받았을 때 뇌진탕으로 숨진 사례가 있습니다.


딱따구리 뇌진탕 사망



 아직 명확한 답은 알 수 없어도 언젠가는 밝힐 수 있을 겁니다. 이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면 앞으로 인간의 뇌 손상을 예방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뇌진탕이 발생하기 쉬운 스포츠 등에 활용하여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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