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들은 왜 경기 중에 자꾸 손을 들까?


 저는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당연히 축구에 관한 지식도 부족한데, 워낙 축구가 대중적인 스포츠이다 보니 경기 방식이나 규칙 등은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메시 안녕

(※인사입니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자꾸 손을 듭니다. 전후 과정 없이 손을 든다는 게 아니라 코너킥 상황이나 스로인 상황, 파울 상황, 오프사이드 상황 등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손을 듭니다. 코너킥은 지금 차겠다는 신호로 이해할 수 있으나 스로인 상황이나 파울 상황 등에서는 손을 왜 들까요?


 경기장에는 심판이 있으므로 손을 들지 않아도 심판이 판정해줍니다. 만약 선수들이 드는 손에 심판이 영향을 받는다면 공정하지 않습니다. 근데 심판도 사람이므로 100% 공정할 수 없습니다. 놓친 부분이 있을 것이고, 오심할 수 있습니다. 후술할 내용으로 손을 드는 행위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심판과의 동기화)



 먼저 코너킥 상황입니다. 이때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 차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알고 있을 겁니다. 근데 코너킥을 할 때는 손을 들지 않아도 됩니다. 아래의 영상을 보면 손을 들지 않고, 바로 차버립니다.


(손 안 들고 그냥 차는 선수)


 그렇다면 손을 들고 차는 선수들은 뭘까요? 사실 대부분 선수가 손을 들고 차고,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갑자기 차버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으나 이왕이면 어디로 찰 것인지 팀에게 알려주면 더 좋습니다.


코너킥

(코너킥 차기 전 손 드는 선수)


 근데 차기 전에 어디로 차겠다고 크게 외치면 전략이 무의미해지고, 일일이 귓속말로 전달하면 비효율적입니다. 효율적인 방법은 수신호를 주는 것이고, 코너킥을 할 때 손을 드는 게 바로 수신호입니다. 해당 수신호는 팀끼리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효율적인 코너킥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꼭 손을 드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코너킥 하기 전에 양말을 만지거나 얼굴을 긁는 등 다양한 형태의 수신호를 사용합니다.



 해당 글을 쓰면서 축구선수 출신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자문에 따르면 손을 드는 행위는 오프사이드를 주장하기 위해서 들기 시작한 게 시초라고 하는데, 본인도 코치로부터 배운 내용이라 진위는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상대 선수가 오프사이드를 하면 심판에게 알리기 위해 손을 듭니다.


(하얀 유니폼 입은 쪽이 우리나라 선수입니다)


 위의 영상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두 번째 골을 먹히기 직전의 상황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단체로 손을 들어서 오프사이드임을 심판에게 알립니다. 하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당시 논란이 됐습니다.


 다음으로 스로인 상황입니다. 스로인 상황이 오기 전에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을 확률이 높고, 이 과정에서 터치 라인을 넘어 공이 나갔을 겁니다. 공이 서로의 발에 붙어 있는 상황에서 공이 나가버리면 경기하는 선수들은 상대방의 발을 맞고 나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신은 잘못이 없음을 심판에게 어필)


 그래서 자신이 스로인해야 한다고 심판에게 어필하려고 손을 듭니다. 근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판정은 심판이 하므로 무의미한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후술하겠다고 한 내용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중에는 의도치 않게 반칙을 할 수 있습니다. 반칙이 심한 경우에는 경고 또는 퇴장 카드로 선수에게 불이익을 줍니다. 만약 자신이 반칙한 게 명백하다면 순순히 인정하는 게 좋을까요? 우기는 게 좋을까요?


레드카드

(항의한다고 바꿔주지도 않지만..)



 자신의 반칙이 명백한데, 우기는 행위는 좋지 않습니다. 심판도 사람이므로 자신의 판정에 우기는 선수를 좋게 보기가 힘듭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한 반칙 상황으로 정말 억울한 상황을 호소해도 우겼던 전례가 있으니 심판 입장에서는 쉽게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반칙하고 손 드는 선수)


 이와는 달리 자신의 반칙을 순순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 반칙 상황뿐만 아니라 스로인 상황 등에서도 심판과 해당 선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뢰가 쌓였으므로 약간은 유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그래서 선수들은 자신이 명백하게 반칙을 했을 때는 재빠르게 손을 들어 잘못을 인정하고, 심판과의 유대 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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