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은 왜 미끄러울까?


 얼음은 왜 미끄러울까요? 너무 당연해서 궁금하지도 않았을 질문입니다. 당연히 명확한 답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을 텐데, 결론부터 말하면 명확히 밝혀진 답은 없습니다. 밝히기 위해 노력 중이고, 이번 글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얼음 미끌

(얼음의 미끄러움을 이용한 스케이트)



 일단 얼음과 물체 사이에 물층으로 인해 마찰력이 작아지면서 얼음이 미끄러운 거라는 주장에는 대부분 과학자가 동의합니다. 근데 얼음을 만든 환경에서 물층이 따로 존재한다는 게 조금 의아합니다.


(얼음에 물층이 존재할 것..)


 우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물은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다고 배워왔습니다. 여러 요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환경에 놓인 물에서는 차이가 없을 겁니다. 따라서 물층이 따로 존재한다는 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1849년 영국의 과학자 William Kelvin은 압력 녹음 현상을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얼음에 압력을 가하면 녹는점이 낮아지면서 얼음이 녹는다는 것으로 그가 진행한 실험을 보면 얼음 덩어리 위에 실을 올려놓고, 실의 양 끝에 무게가 나가는 추를 걸어 놓습니다.(재연실험1: Nature(1872), 재연실험 2: The Royal Society(1973))


(스르륵)



 그러면 실은 얼음 덩어리에 압력을 가하고, 파고듭니다. 파고든다는 것은 얼음이 녹기 때문이고, 실이 점점 깊게 파고 들어가는 동안 얼음 덩어리의 파진 윗부분에는 가해지는 압력이 없어지면서 다시 붙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은 얼음 덩어리를 통과하고, 얼음 덩어리는 다시 붙은 상태가 됩니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해서 생각해보면 얼음 위의 무게가 얼음에 압력을 가해 녹이고, 물층을 만들어 미끄럽게 한다는 겁니다.


 근데 해당 주장은 미국 로렌스 대학의 교수인 Robert Rosenberg의 반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는 수학적인 계산으로 반박했는데, 결론만 말하면 얼음에 가해지는 압력이 1기압 늘어나 봤자 물의 녹는점은 고작 0.01가 낮아진다고 합니다. , 압력을 가해서 얼음의 녹는점을 낮추겠다는 주장은 성립하기가 어렵습니다.


스케이트

(giphy)


 다음으로 볼 내용은 1939년 영국의 과학자인 F. P. BowdenT. P. Hugh가 주장한 마찰 녹음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마찰에 의한 열로 얼음이 녹고, 물층이 생성되어 미끄럽다는 주장인데, 가만히 있어도 미끄러운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물층의 존재를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했을 겁니다. 그리고 물층의 존재는 이후 확인되기 시작합니다. 1987년 일본의 과학자들이 엑스레이 영상 촬영법으로 얼음 표면의 물층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영하 1에서 1~94두께의 매우 얇은 물층이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1996년 미국의 로렌스 버클리 과학자 연구소의 과학자인 Gabor Somorjai는 얼음 표면에 전자를 쏘아 전자가 튕겨 나오는 모습을 관찰했는데, 영하 148까지는 물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실험 결과를 통해 물층이 얼음에 항상 존재한다는 표면 녹음 현상을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의 과학자 Chu 등이 이온빔을 이용한 분석 실험으로 얼음의 표면에 얇은 물 분자층이 덮여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물 분자가 액체에서 고체로 될 때 육각형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를 형성하지 못한 일부 물 분자가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게 물층으로 나타난다는 겁니다.


얼음 2개 붙이기


 사실 1850년에 이미 영국의 과학자 Michael Faraday가 얼음 2개를 붙여서 눌러주면 붙는 현상을 통해 물층의 존재를 입증했으나 확인할 수 없어서 무시됐습니다.(참고 자료: M. Faraday, Experimental Researches in Chemistry and Physics, Taylor and Francis, London (1859), p. 372.)



 이처럼 얼음이 왜 미끄러운지는 계속 논쟁 중입니다. 물층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얇아서 미끄러움을 유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박 의견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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