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우리는 음식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상해서 못 먹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생각에서 물은 비교적 괜찮다고 여기는 편인데, 물의 특성상 필요할 때 바로 공급받아서 사용하고, 별도로 저장해놓은 물은 소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보리차

(Wikipedia)



 결론부터 말하면 물도 변질합니다. 정수기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식수 대용으로 보리차를 많이 마셨는데, 며칠간 방치해놓으면 상한 보리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페트병에 담긴 생수는 어떨까요?


페트병 생수

(페트병 생수)


 페트병 생수를 살펴보면 제조일과 유통기한이 적혀있을 겁니다. 위의 사진은 제조일이 적힌 페트병 생수이고, 용기의 겉면을 확인해보면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2개월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보통 국내에서 판매하는 페트병 생수의 유통기한은 6~12개월이고, 수입 제품은 2년입니다.


 꽤 유통기한이 긴 편인데, 방부제라도 넣은 걸까요? 이는 먹는 샘물 기준법에 따라 정해진 내용입니다. 먹는 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제8(유통기한) 1항을 보면 먹는 샘물 등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만약 6개월을 초과해서 유통기한을 설정하고자 하면 초과한 기간에도 제품에 품질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최장 24개월까지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https://pxhere.com/ko/photo/552253


 우리가 마시는 페트병 생수의 생수는 먹는 샘물 제조 방법을 따릅니다. 완전멸균 방식이고, 만든 후에도 엄격한 수질검사를 거치므로 안전합니다. 따라서 정수나 제조 과정에서 일부 오염물질이 들어가지 않으면 물은 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으므로 유통기한을 별도로 설정합니다. 이는 미국 의약국(FDA)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으로 제대로 된 공정과정을 거치면 페트병 생수의 유통기한은 없다고 합니다.(참고: FDA, IBWA(국제생수협회))


https://pxhere.com/ko/photo/211685


 물론 보관 과정이 지켜져야 한다는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직사광선이 닿는 곳에 페트병 생수를 놔두면 플라스틱 용기가 녹아서 생수와 섞여 맛이 변질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봉한 페트병 생수도 개봉 즉시 오염되므로 빨리 마셔야 합니다.



 근데 왜 국내 생수는 유통기한을 6~12개월로 했을까요? 많은 국민이 유통기한이 길면 방부제 등의 성분이 첨가됐을 거로 생각하고,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통기한을 설정해놓으면 빠른 소비를 할 것이고, 다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물의 유통기한과 관련한 내용을 알아봤는데, 사실 페트병 생수는 보기 힘든 제품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정부에서 판매를 막았기 때문으로 생수 국내 시판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때는 1994316일입니다.



 생수 개발은 1975년부터 시작했고, 1976년 미군 부대를 대상으로만 다이아몬드 정수라는 생수를 판매했습니다. 당시 국민은 강제적으로 수돗물만 마실 수 있었는데, 국민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자들만 생수를 마시면 사회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https://pxhere.com/ko/photo/1102553


 하지만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무너뜨리는 여러 사건(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등)으로 생수를 판매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고, 1991년 검토 과정을 거쳐 1994년이 돼서야 생수 국내 판매를 허용하게 됐습니다.



Copyright. 스피드웨건. (유튜브 등 불펌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