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피곤해야 과로사를 하는 걸까?


 과로사는 피로가 누적해서 생기는 축적성 피로로 인해 사망했음을 의미합니다. 종종 언론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단어로 열약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량 등이 과로사의 주원인입니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현대인 중에서 피곤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피곤한 현대인이 죽음을 맞이하면 과로사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https://pxhere.com/ko/photo/606167

(피...피곤하다!!)



 과로사는 산업재해의 한 종류입니다. 산업재해는 노동과정에서 작업환경 또는 작업행동 등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하는 근로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일컫는 말로 포괄적인 상황을 함축합니다. 이 포괄적인 개념에 과로사가 속해있고, 과로사로 인정해주는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

(좌) flickr by ravindra gandhi (우) flickr by ConstructionDealMkting


 과로사와 관련한 질환은 뇌심혈관계 질환(뇌출혈, 뇌경색, 심장마비, 협심증 등)으로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사망한 근로자의 사망 원인이 뇌심혈관계 질환이고, 해당 질환을 촉발한 원인이 열약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량 등에 있다고 판단할 때 과로사라고 합니다.



과로사 인정 기준

(이희자 노무사, 자료: 산업재해보상보험)


 그렇다면 열약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량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인정 기준을 참고해서 설명해보면 발병 전 업무량이나 업무시간이 평소보다 증가한 정도에 따라 돌발적인 재해(급성과로), 단기간의 업무상 부담(단기과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만성과로)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https://www.maxpixel.net/Men-Workers-Office-Complex-Working-Women-Russia-95311



 여기까지 조건을 충족해야 과로사 여부를 판단 받을 자격이 생깁니다. 하지만 단순히 업무량이나 업무시간이 평소보다 증가했다고 피로가 쌓여 죽음에 이른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왜냐하면, 평소 근로자의 생활습관이나 건강상태도 뇌심혈관계 질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뇌심혈관계 질환 외에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질환에 관해서는 산재로 인정해주지 않고, 2008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하면서 판단 기준이 엄격해졌습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493


 즉, 우리가 이해하는 과로사와 실제 과로사는 개념이 조금 다르고, 실제 과로사로 인정받는 건 많이 힘듭니다. 참고로 과로사의 개념은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고, 외국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일본에서 유래합니다.


 1969년 당시 29세의 나이였던 신문발송부 사원이 돌연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돌연사의 원인이 과중한 업무량이라는 주장이 있었고, 불황시대에 스트레스와 과로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과로사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나서 위 사건을 돌연사로 인정받았고, 최초의 과로사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과로사

(1996년 경향신문 기사)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과로사란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가 중 연간 근로시간이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과로 사회에서 탈출하고자 2018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0~299인 사업장은 2020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7월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과연 근무시간을 통제한다고 과로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문제는 아직도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보완책인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최근 정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처벌 유예 기간을 연장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 단순히 시간적인 개념으로 과로 사회를 탈출한다기보다는 진짜 삶의 질이 풍요로워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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