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와 영화 '판도라'>

 

설명꾼_김재훈

 

 127일 개봉한 판도라가 많은 대중의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소재가 방사능 재난을 다루며, 2011년 후쿠시마 사태, 2016년 경주지진과 함께 현 시국에서 사람들이 두려워할 만한 소재로 이용한 것이 꽤 큰 영향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위험한 원자로, 폐쇄해야 한다.', '노후 원전 당장 중지하라' 하며 후쿠시마 사태 이후의 반응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원자로가, 일본과 같은 심각한 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가?

 

(영화 '판도라')


 우선, 2011년 후쿠시마 사태를 보자. 후쿠시마는 20113, 305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9.0의 강진을 맞아 안전정지지진(Safe Shutdown Earthquake)을 넘어섬에 따라 원자로 전부 정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자로란 정지를 한다고 바로 그 열이 사그라드는 게 아니어서 정상운전 -> 고온대기 -> 고온정지 -> 상온정지의 순서를 따라 냉각시켜야만 그제야 안전하게 정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는 상온정지가 되기 이전, 냉각수를 공급하고 있었을 때, 쓰나미를 맞아 원전 시설의 전력이 전부 끊기고, 침수되며, 비상사태를 위한 디젤 발전기 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냉각수를 공급할 펌프의 구동원이 사라지게 되면서 냉각수 주입이 불가능해졌고, 미처 다 식지 못한 연료가 계속 핵반응을 일으키며 화씨 2,200도를 넘어가자 노심용융을 일으켰다. 그에 따라 핵연료 피복재이던 지르코늄이 산소와 반응을 하며 수소를 발생시켰고, 수소의 밀도가 4%를 넘어가자 수소 폭발을 한 것이다.



 여기서 알고 가야 하는 것은, 원자력의 힘으로 폭발한 것이 아닌, 수소 폭발이라는 점이다. 후쿠시마는 당시 외부 격벽이 두께 10cm의 판넬 구조였기에 그 폭발로 충분히 격벽이 무너질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진행되는 노심융용에 의한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된 사건이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블로그 '에너지톡')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격벽의 두께가 120cm, 재질은 콘크리트와 철근을 이용하여 돔 형태로 지어 압력에 잘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수소의 경우, 격납건물에 수소 제거기와 재결합기가 있어, 수소를 감지하면 비전원식으로 수소를 제거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는 비전원식이어서 일본과 같이 전력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주 전원이 상실되었을 시를 대비하여 비상용 디젤 발전기, 대체 교류발전기, 이동발전 차량 등의 비상 전원 공급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냉각재 유출을 대비하여 안전주입계통 등의 설비들이 설치되어있다.

 


 이 부분부터는 영화를 안 본 사람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아무런 전력 공급에 차질은 없으나 원자로 냉각재 밸브의 균열로 냉각수가 조금씩 새어나가고 있었다.


 이때 작업자들은 고방사선 지역에서 작업하는지라 초조해하며, 정석이 아닌 편법을 이용해 정비하는데 그게 원인이 되어 배관 내 압력이 증가하며 대형 원자로 냉각재 유출 사고로 진행되게 된다. 그 때문에 노심을 식혀주지 못하고, 노심은 끝없이 불타오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정말 전원이 전부 상실된 경우라면 원자로를 조종하는 MCR(Main Control Room)에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고, 작업장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전원이 충분히 공급되는 상황이었다면 '안전주입계통'이 작동하며 원자로 안으로 물을 쏟아부어 그 열을 100% 제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158kgf/cm2의 압력을 가진 원자로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력 덕분에 격납용기의 압력이 올라가더라도 살수를 통해 그 체적을 낮추며 압력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에 대한 해석은 이러하고, 다음은 그 대응에 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그렇게나 강력한 방사능이 유출되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납 차폐복은 커녕, 저방사능 지역에서나 입는 안전복을 입고 들어간다이미 그 정도의 폭발이었으면, 그곳의 방사능 수치는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런 곳에 맨몸으로 들어가서 몇 시간을 구조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부서진 격납견물 안으로 물을 공급하는데, 바닷물을 이용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가 나온다. 이는 후쿠시마 사태에서 있었던 실화인데, 바닷물이 원자로에 직접 접촉한다면 그 원자로는 다시 재기 불능하며 폐로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다 망가진 판국에 그런 일을 신경 쓰는 것은 일본의 잘못이었지만, 그것이 영화에도 그대로 실려있었다. 사실 이 영화는 후쿠시마 사태의 재연영화라 봐도 무방한 듯했다.

 



 우리나라의 최고령 원전인 고리 1호기는 2017년까지 전면 가동 중지를 선언했다. 곧 노후 원전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갈 것이다. 그러므로 노후 원전에 대해서는 이미 처리를 해가고 있기에, 크게 걱정할 문제는 없다. 아직 폐로에 관한 기술이 많이 진보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역에 문제를 줄 정도로 심각성이 있는 사안은 아니다.

 


 주절주절 말이 길어지고 단축함에 따라 글의 맥락이 엉망진창인 점은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영화와 같은 일은 실로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점. 노후원전은 차례차례 가동 중지를 해나가는 점이다. 많은 국민이 원전에 대한 무지에 의한 공포를 씻어냈으면 좋겠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근무중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이외 협력 업체들의 노고를 비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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