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이 총알을 막아주는 원리는?


 방탄복은 탄환이나 포탄 파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상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특수 의류입니다. 근데 옷이 총알을 막는다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방탄복은 어떻게 총알을 막을 수 있을까요? 그 원리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방탄복

(방탄복)



 군대에서 훈련을 받을 때 몇 번 입어보거나 민간에서 구매해 입는 경우가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 방탄복을 입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방탄복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제품이 아닙니다. 방탄복의 유래는 갑옷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데, 중세 이전의 군인들은 자신의 몸을 칼이나 화살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착용했습니다.


지갑 면제배갑

(조선시대 때 만든 것으로 추정)


 지금의 방탄복을 만드는 원리와 유사한 갑옷을 보면 한지를 여러 겹 겹쳐서 만든 지갑(紙甲)과 면포를 여러 장 겹쳐서 만든 면제배갑(綿製背甲) 등이 있습니다. 현대의 방탄복도 여러 겹 겹쳐서 제작하는데, 차이점은 방탄복에 사용하는 섬유는 매우 질기고, 탄성이 강한 방탄섬유라는 점입니다.


옷을 찢는


 우리가 입는 옷과 비교해보면 옷을 잡아당기면 어느 정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계속 잡아당기면 어느 순간에는 찢어지는데, 방탄섬유로 수십 겹을 짜서 만들었다면 탄성이 강해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강해 쉽게 찢어지지 않습니다. 방탄복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총알 방탄복


 즉, 방탄복이 총알에 맞으면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총알이 방탄복을 뚫지 못하고 서서히 멈춥니다. 물론 방탄섬유가 아무리 질기고, 강해도 총알의 열에 조금씩은 녹을 수밖에 없는데, 섬유가 녹으면서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더 빨리 낮춰줍니다.


 총알이 옷을 뚫지는 못하고, 앞으로만 가려고 하니 방탄복에 쏜 총알을 보면 납작하게 눌린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누르는 힘은 방탄복을 입은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므로 충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충격을 흡수해주기 위해 방탄복에는 세라믹판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방탄복 세라믹판

(방탄복과 세라믹판 국방일보)



 또한, 방탄복을 조끼 형태로 만드는 이유는 총알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두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몸 전체가 두꺼운 방탄복을 만들면 팔을 움직일 수 없으므로 총알에 맞았을 때 치명상을 줄 수 있는 머리(방탄모)와 몸(방탄조끼) 정도만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방탄 총알

(Armorco)


 그렇다면 도대체 방탄섬유가 무엇일까요? 현대식 방탄복에 사용하는 섬유는 미국의 섬유 기업 듀폰에서 1972년 만든 '케블라'라고 부르는 섬유입니다. 케블라는 거칠면서 빳빳한 재질로 가벼우면서 튼튼합니다. 이런 섬유에는 케블라 외에도 다양하고, 폴리아마이드 또는 아라미드 계열이라고 부릅니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방탄복도 섬유를 이용해 만든 옷입니다. 바늘로 옷을 찔러보면 힘없이 쑥 뚫리는데, 탄자를 뾰족하게 만들면 방탄복도 쉽게 뚫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 가능하고, 이런 총알을 철갑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방탄복도 단계에 따라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각각 존재합니다.


방탄 레벨의 요약표

(이글코리아)



 현재 우리 군에 보급하는 방탄복 중 구형 방탄복은 AK-47 방어용 레벨 -2에 해당하고, 신형 방탄복은 AK-74 소총탄까지 막을 수 있는 레벨 -3에 해당합니다. 철갑탄을 방어할 수 있는 방탄복의 레벨은 -4 정도여야 하는데, 이는 특수부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철갑탄에 뚤힐는 방탄복

(입찰 과정 등에 문제가 있어 보이긴 했지만...)


 모든 병사에게 철갑탄까지 방어할 수 있는 방탄복을 보급하면 좋겠으나 비용이 문제이고, 무겁습니다. 따라서 북한군이 많이 사용하는 AK-74에 대응할 수 있는 레벨 -3 수준의 방탄복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철갑탄에 뚫리는 방탄복'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언론보도로 국방부가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어쨌든 성능을 개선한 방탄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기고, 탄성이 매우 강하면서 얇은 섬유를 지닌 방탄섬유로 만들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방탄복은 탄소 계열의 첨단소재가 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강한 분자결합 구조를 갖는 탄소 복합체가 주목받습니다.


첨단소재


 만약 이를 이용해 방탄복을 만들 수 있다면 매우 촘촘하면서도 현재의 방탄복보다 약 20배 튼튼하고, 가벼우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방탄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일상복에서도 해당 섬유로 옷을 만드는 날도 올 겁니다.



 여기까지 방탄복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봤는데, 방탄유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유리를 섬유로 만들면 강철보다 강도가 5배 정도 강하고, 유리의 두께를 약 4~5㎝ 정도로 해놓으면 총알이 뚫지 못하는 방탄유리가 만들어집니다. 근데 만들기도 어렵고 비용이 문제라서 유리 섬유를 플라스틱과 혼합한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압축해서 겹쳐 만들어서 방탄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풍선 바늘 테이프


 방탄유리가 유리여도 깨지지 않는 이유는 부풀어진 풍선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서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냥 풍선을 바늘로 찌르면 터져버려도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곳에 바늘로 찌르면 구멍이 나도 테이프가 터지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영화 아저씨 방탄유리

(영화 '아저씨')


 영화 아저씨에서 "이거 방탄유리야~"라는 명대사가 나오는 부분을 보면 총을 이용해 방탄유리의 한 곳만을 집중해서 사격하여 뚫어버리는데, 방탄유리에 가까이 붙여서 총구를 막고 쏜다는 게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이론상으로 유리섬유만 뚫고, 구멍만 낸다면 방탄유리도 뚫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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